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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천고마비'와 '유비무환'...가을철 비만 관리에 대하여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5-09-01

조회수11,504

아시아투데이
최종편집 : 2015.9.1 (화) 10:30
      • 임은경 "생애 첫 나이트클럽 갔다…"
    [한의학 칼럼]‘천고마비’와 ‘유비무환’…가을철 비만 관리에 대하여


    | 기사승인 [2015-08-27 18:36]

             
      2015-08-17 12-43-24
      류홍선 한의본가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병리적 대사산물 해결 및 내부 장기 제기능 살려 건강한 몸 유지시키는 치료법 활용
      덥다 못해 뜨겁던 여름도 이제 입추 말복이 지나고 보니, 새벽엔 선선함에 이불 한 자락 끌어당기게 한다. 특히 춘하추동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네 가을 정취는 세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내놔도 좋을 것이며, 대한민국이야말로 천혜의 복 받은 민족으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가을이 오면 풍성한 마음에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표현으로 1년 농사와 추수 후의 기쁨을 만끽하고 흥에 겹도록 먹고 마시며 즐겨온 터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니 등화가친(燈火可親)하여 책을 가까이하자’라는 캠페인이 독서도 많이 권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니 이제 등불을 가까이 해서 책도 많이 읽고 여유를 갖자는 의미는 좋다. 높고 푸르른 하늘은 맞는 말이나,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는 표현과 해석은 잘못된 내용인 듯하다.

      ◇너무 많이 먹어 탈나는 시대…‘빼주는’ 치료 필요
      천고마비라는 말은 한서(漢書)의 두심언(杜審言)이 쓴 시구에서 秋高塞馬肥(가을은 높고 요새의 말도 살찐다)라 하여 변방의 흉노족을 막기 위해 전장에 나가는 친구의 무사귀환과 승전을 기대하는 염원에서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말과 유비무환(有備無患·서경(書經)의 위기에 대한 대비가 있으면 근심과 재난도 없다)의 의미를 가지는 과거 전쟁을 대비하고자 하는 의미였다.

      말이 살찌게 두어 훈련을 게을리 하면 군마들이 나태해져서 기동성이 떨어지면 유사시 패망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하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몸이 무겁고 비대해지면 유사시에 거동도 불편하고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으리라. 시대가 변해 천고마비라는 말이 쓰이면서 그 의미도 변하여 편하게만 생활하고 해이해지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미가 퇴색해 가을을 단지 먹을거리가 풍성해지고 놀기 좋은 날씨에 흥청망청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먹을 게 요즘처럼 풍족하지 못하던 과거에는 못 먹어 생긴 영양소 결핍에 따른 질병이 많았고, 실제로 잘 먹이고 영양관리를 잘 해주면 병도 거뜬히 잘 치료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이다. 하루 세 끼니 뿐만 아니라 간식·디저트에 야식은 물론 뷔페음식은 또한 어떠한가. 낸 돈이 아깝고 버리기 아까워서라도 먹느라 바쁘다. 이제는 빼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래야 음양이 조화를 이뤄서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

      요즘은 또 유명 셰프들이 등장하는 TV프로그램이 대세라서 방송마다 ‘먹방’이고 요리프로 사이사이 광고마다 먹고 마시는 광고다. 모두 다 맛있어 보이고 정말 맛있게들 먹고 싶은 충동을 유발하는 마케팅 전술에 세뇌를 당하며 살다시피 한다. 안 사고 안 먹어보면 괜히 손해보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래서인지 냉장고도 부족해 냉동고까지 필요할 정도로 먹을 걸 집안에 쌓아놓고 틈만 나면 먹는 재미로 살고 맛집을 인터넷으로 찾아다니는 취미생활도 한다.

      한번 방송에 등장하면 그 품목은 시장에서 동 나기도 하고 인터넷시장에서는 매출이 몇 배씩 뛰기도 한다지 않는가. 여기에 의약프로도 가세해 ‘어느 증상에 뭘 먹으면 좋더라’ 하고 매주 게스트를 초청해 강의도 하고 전문가 패널들이 품평회까지 한다. 이러한 세태는 소비자들에게 알 권리를 누리게 하는 반면 매스컴의 파급력이 막강하므로 만에 하나라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그 폐해는 적지 않으며, 실제로 의지력이 약한 일반인들은 절제력이 부족해 부작용에 시달리기도 하고 육체적·금전적으로 많은 손해를 입기도 한다.

      오늘날의 세계적인 질병의 이슈는 이상대사에 따른 성인병, 즉 당뇨·고혈압·비만이 제일 큰 문제이고, 그 중 비만에 따른 문제가 선진국일수록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의료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 비만 환자가 더 많은 현실이다. 이는 의료혜택이 많아서가 아니라 먹거리의 문제가 더 크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이다.

      병의 형태도 과거와 달리 환경과 공해에서 야기된 질환도 많아지고 원인 모를 난치병의 통계수치도 높아진다. 이젠 어른뿐만 아니라 소아 청소년들에게도 성인병이 나타나는 추세다. 인스턴트 음식과 정크 푸드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비만 관리는 그 예방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비만 원인…한의학에선 병적 발생된 ‘담음’과 ‘적취’로 봐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 정말로 잘 골라서 먹어야 하며 먹은 것을 잘 활용해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병을 이기고 예방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바 대로 가장 쉬운 방법은 소식과 운동이다. 그러나 이는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고 듣는 게 모두 먹는 유혹이니 참으로 어렵다.

      게다가 사람의 욕심 중 식욕과 성욕은 거의 대등해서 참기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병으로 생각한다면 치료를 미룰 수는 없지 않은가. 대개 지방의 축적이나 축적된 영양성분을 대사시키는 기능이 약해져 비만이 발생하기도 하고, 진통제나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과용으로 문페이스(moonface·모세혈관이 팽창돼 얼굴이 부어 얼굴 모양이 동그랗게 변하는 것) 현상이나 부종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 치료를 위해 이뇨·발한·설사 등의 방법의 약재를 함부로 쓰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겪기도 하고 요요증상으로 다시 증상이 재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단순한 지방 문제가 아니라 병적으로 발생된 담음(痰飮)과 적취(積聚)를 원인으로 본다. 병리적 대사산물들을 해결하고 내부 장기의 제기능을 살려서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치료법을 활용한다. 특히 본원에서는 비만 침을 ‘팔방주역침’이라 명명하였는 바, 기존의 이뇨·발한 등의 사법(瀉法)에 의존하는 지방분해 위주의 체중(kg)을 줄이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축적된 잉여불순물들을 에너지화(氣化)시켜주며 부피(size)를 줄여주는 보법(補法)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체력 손상 없이 건강해지는 침법과 도인·경근·정골추나법으로 구분되어지는 교정법으로 정체된 기의 흐름을 바로잡으며, 근육과 인대의 힘을 유지시켜주는 한약치료를 병행함으로써 비교적 단시간에 ‘거울속의 자신감’을 찾아주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 곧 차가운 겨울이 올 것이고 그에 대비해 이 가을에 준비를 단단히 해야 엄동설한 긴긴 겨울 한파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니, 천고마비의 계절에 유비무환의 참정신을 되새겨 보아야 하겠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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